과거

현대 시대 이미지

16세기 과학 기술과 상업의 발전은 도시화와 유통의 발달을 촉진했고, 많은 서유럽의 도시들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시 내외의 교통 수요도 많아졌다. 당시엔 마차를 대여해 주는 형태의 사업과 승객이 호출해 목적지까지 즉흥적으로 운행하고 거리에 따른 운임을 받는 마차인 피아커 사업이 성행하였으나 수송력에 한계가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요금이 비쌌기 때문에 당시엔 부자가 아니고서야 아무나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게 다인승 마차이다.

최초로 노선버스가 운행된 곳은 프랑스 파리로, 블레즈 파스칼이 국왕 루이 14세로부터 면허를 받아 1662년 4월에 개업한 '5솔의 마차'가 시초이다. 이 때 정해진 시간표대로, 정해진 노선대로, 싼 운임에 승객을 대량으로 수송하는 형태가 등장하였다. 이 당시 운임은 1솔에 1/20리브르의 싼 운임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가 시들자 곧 경영난에 봉착했고, 운임을 6리브르(120배)로 인상한 것이 결정적인 타격이 되어 1677년 폐지되고 말았다. 이후 파리에서 노선버스가 부활한 것은 1828년이다.

버스의 저렴한 운임이 가능한 이유는 같은 구간을 이용하더라도 소수가 이용하는 마차나 대여 마차(=현대의 택시)는 1~5인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부과되는 운임을 1~5분의 1로 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지만, 대량 운송이 가능한 버스는 그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수십 ~ 수백 분의 1로 줄여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라는 이름의 유래는 '옴니버스'로, 'omni-'는 '모두의, 모두'를 의미하는 라틴어 유래 접두사이다. 교통수단에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은 19세기이다.

1826년 프랑스 낭트 근교에서 대중목욕탕을 운영하던 스타니슬라스 보드리라는 사람이 낭트 도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목욕탕까지 셔틀노선을 설정해 다인승 마차를 운행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당시 그가 운행하던 버스는 목욕탕의 이용과는 무관하게 승하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곧 대중교통수단이 되었다. 이러한 사업이 인기를 끌자 1828년 파리, 1829년 런던과 뉴욕에서도 등장하면서 omnibus가 되었고, 이후 축약돼 bus가 되었다.

우리나라 초기도입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는 1912년, 대구에서 처음 운행이 시작됐다. 광복 이후에는 1949년 8월 16일 서울승합 등 17개의 회사가 서울시로부터 사업면허를 받은 뒤, 273대의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것이 서울시 최초의 시내버스 운행이었다. 하지만 당시 버스들은 미군 폐차, 일본 중고 엔진 등을 이용해 수공업 형태로 제작되던 시기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가 자동차 공업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16인승 버스

<16인승 버스>

1962년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공업사에서 16인승 버스가 개발되고 1963년부터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대형 버스의 문은 중간과 뒷부분, 2곳에 있는 형태로 규격화됐다. 그러다 1970년대에 들어서 엔진이 뒤쪽에 비치된 리어엔진 시내버스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운행되면서 버스에 앞문이 생겼다. 엔진의 위치가 바뀌면서 찾아온 변화였다.

1970년대 후반 정부는 버스산업 활성화와 버스 교통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했다. 그중 하나가 1977년 12월 1일 도입한 버스 승차권인 ‘토큰’이다.“당국은 승차 시 현금접수상의 불편해소, 신속한 승, 하차에 의한 안전운행, 현금 취급상의 부조리, 이른바 삥땅 제거 등의 목적으로 토큰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큰제의 실시는 버스 요금의 또 다른 인상 요인이 되었고 토큰이 현금과 같이 취급됨으로써 삥땅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시행착오 버스토큰제>, 《매일경제》, 1978.10.17.

하지만 버스 요금 인상이 있을 때마다 시민들이 토큰을 사재기하는 일이 벌어졌고, 한때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두 가지 색깔을 교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종이로 된 회수권도 사용했는데, 초·중·고·대학생·일반·경로 등으로 구별해서 발행됐다. 용돈이 부족했던 학생들은 10장으로 구성된 회수권 한 세트를 교묘하게 잘라 10장을 11장으로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1996년 서울시는 교통카드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1999년 10월 토큰제를 폐지했지만, 당시의 교통카드는 버스와 지하철의 호환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오늘날과 같은 시스템을 갖춘 교통카드가 도입된 건 2000년부터였다.